나의 갭이어 이야기 2회. 선택하기
![나의 갭이어](https://gapyearpost.com/wp-content/uploads/2024/07/image-1.png)
개미, 도마뱀과 친구되기
40도 폭염 견디기
와이파이 없이 잘 살기
캄보디아에 도착하자마자 나는 멘붕의 선택사항들과 마주했다
사람이 갑자기 어려운 상황에 직면하면 웃을 수밖에 없다는 것이 사실이었다.
내가 살았던 게스트하우스는 깨끗한 편이라 개미와 도마뱀만 있었다.
나는 지금까지 살면서 도시 밖으로 나가 본 적이 없다. 항상 깨끗한 주거환경이 나를 반겨주었습니다.
그런데 하루아침에 나는 개미와 도마뱀이 함께하는 삶을 선택해야 했다. 동거를 포기하고 전쟁을 선포해야 할지, 아니면 서로를 친구로 받아들이고 함께 살아야 할지…
결국 나는 새로운 친구를 사귀게 되었다.
그 중 흔히 볼 수 있는 작은 도마뱀은 리자라는 이름도 지어줬다.
도마뱀을 보면 볼수록 귀여운 친구라는 걸 깨달았다. 모든 것이 어떻게 생각하는지에 달려 있지 않을까? 도마뱀은 보면 볼수록 귀엽다.
도마뱀과 친구가 되기 시작하면서 동시에 한국이 세계 최고의 인터넷 강국이라는 사실도 깨달았다.
나는 점점 Wi-Fi의 노예가 되어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숙소에 Wi-Fi가 있었지만 평소처럼 사용하기에는 터무니없이 느렸다. 아침에 일어나서 웹툰을 보고, 네이트 기사를 읽고, 페이스북을 확인하는 일상이 어려워졌다.
Wi-Fi에 관해서는 자유로워 질 것인지, 아니면 Wi-Fi를 찾아갈 나설것인지 선택해야 했다.
Wi-Fi가 없는 삶은 생각보다 할만했다. 물론 평생이 아닌 불과 몇 달이었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었지만, 놀랍게도 아날로그 생활을 접하면서 마음이 한결 편해졌다. 정기적으로 일기를 쓰고, 친구들과 이메일로 안부를 나누고, 시간이 날 때마다 책을 읽었습니다. 바쁘던 나의 일상이 와이파이 덕분에 더욱 바빠진 것은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국갭이어 중간배너](https://gapyearpost.com/wp-content/uploads/2024/04/post_middle_banner-1024x187.png)
더우면 짜증이 난다. 매년 여름, 선풍기는 나의 친구이고 에어컨은 나의 구세주다. 캄보디아에서는 룸메이트를 포함해 3명이 함께 살았다. 그런데 선풍기는 2개밖에 없고, 에어컨도 고장나고, 온도가 40도가 넘고, 가끔 스콜때문에 습도는 상상을 초월했다. 하, 날씨가 정말 죽인다. 40도에 달하는 더위에 적응하기보다는 어떻게든 시원할 방법을 찾아야 했다. 나는 아이스크림과 함께 살았고, 얼린 물이나 얼어붙은 무언가를 가지고 다녔다.
![캄보디아 숙소](https://gapyearpost.com/wp-content/uploads/2024/07/image-2.png)
30도의 기온이 따뜻해지기 시작했을 때 저항보다는 적응하는 것이 더 나은 선택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 이후로 저와 외국인 친구는 태닝을 하자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고, 더운 날을 더 좋아하게 되었다. 자연에 맞서려고 노력하는 것보다 자연을 받아들이는 것이 더 현명하다는 것이 분명해졌다. 이 사실은 나중에 정글 트레킹을 하면서 더욱 분명해졌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라는 말을 흔히 듣는다.
나 역시 지금까지 많은 선택을 해왔다. 그러나 그 선택은 끝이었다. 그 이후에는 그것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이 없다. 나는 그 선택의 순간조차 가볍게 여기고 그 순간조차 잊어버리며 일상을 살아가느라 바빴다. 하지만 이런 작은 선택들이 만들어낸 상황과 결과들이 때로는 나를 힘들게 하기도 하고, 이제는 나를 웃게 만들고 있다.
와이파이와 너무 멀어져서인지, 더운 날씨에 더위를 먹어서인지, 아니면 도마뱀 친구들이 너무 귀여워서였는지는 모르겠지만 그때의 감정과 생각을 잊지 않으려고 노력했던 것들이 지금 나를 돌아보게 하고 미소짓게 만든다.
익숙함에서 벗어나 낯선 환경과 마주할 때, 선택의 순간이 찾아오면, 그 순간에 묘한 매력을 느낄 수 있다.
묘한 매력과 고난, 선택의 순간들을 기억하며 나의 갭이어는 진행됐다.
어디를 가더라도 다시는 얻을 수 없는 캄보디아에서의 삶이 가끔 그립다.
![손재은](https://gapyearpost.com/wp-content/uploads/2024/06/스크린샷-2024-06-28-오전-11.28.43-1024x279.png)
한국갭이어 홈페이지에서 다양한 갭이어 프로그램을 확인하세요
한국갭이어 페이지를 ‘좋아요’ 하세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