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갭이어 이야기 6회. 학교
캄보디아에서는 NGO단체에서 영어교사 일을 하게 되었다.
7-8살 사이의 아이들 서른명정도를 가르쳤는데 말 그대로 천사 같은 아이들이었다.
하지만 동시에, 한창 뛰어 놀고 싶은 나이의 아이들이었다.
학교생활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계속해서 타는 기분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을까?
아이들과 함께 살면서 수십 번 아니 수 백번의 감정의 롤러코스터를 탔다.
7~8세 아이들을 몇 시간 동안 가르치는 것은 혼돈 그 자체였다. 특히 학교에 익숙하지 않은 아이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처음에는 이 아이들이 너무 미웠다. 나는 적어도 한 가지라도 더 가르칠 수 있도록 열심히 수업 준비를 했는데, 아이들이 그냥 놀고 다른 일을 할 때 얼마나 화가 나고 속상한지. 함께 수업 준비를 위해 고생한 동료들도 마찬가지였다. 우리 마음을 알까?하면서 같은 내용을 반복해서 가르쳐도 다음 날 잊어버리고 뛰어다니고 놀고 자고 울고 이런 하루가 반복되었다.
심지어 우기였던 당시에는 학교 주변 쓰레기로 인해 악취라는 서비스가 추가됐다. 덥고, 냄새나고, 말안듣는 30명의 아이들… 이곳에서 두 달 넘게 매일 몇 시간씩 아이들을 가르쳤다.
이렇게 말하면 내가 봉사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갖고 있는 것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나는 봉사와 헌신에 대한 강한 신념을 가진 사람이 아니다.
인생을 즐겁게 보내기 시작한 갭이어였는데, 이렇게 힘들 줄은 몰랐고, 해야 되는지도 몰랐다. 그래서 몇 달 동안 살이 쭉쭉 빠질정도로 힘들었다. 처음에는 친구들과 전화 통화를 할 때 울기 바빴다. 계속 징징대니까 친구들도 그냥 한국으로 돌아오라고 할 정도였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가장 그립고, 기회가 된다면 또 가고 싶은 곳이다.
그 이유는 아이들에게서 너무나 순수하고 조건없는 사랑을 많이 받았기 때문이다.
물론 교사로서 아이들이 말을 안 듣는 건 정말 밉다. 그런데 쉬는 시간에도 애교 부리며 안아달라고 하는 아이들, 수업 시작도 전에 교무실로 나를 데리러 오는 아이들, 내가 내려다보면 밝은 미소로 다가와 응원해주는 아이들, 한 번이라도 손을 잡아주면 좋아하며 놓지 않는 아이들, 수업 마치고 집에 오는 길에 나를 보면 손을 흔들고 내가 사라질 때까지 손을 흔드는 아이들이 너무 예쁘고 사랑스럽고 예뻐서 또 보고 싶다.
그 맑은 눈이 얼마나 맑고 순수한지 한국 친구들에게 꼭 보여주고 싶었다. 왜 굳이 거기까지 가서 고생하는지 물어보는 친구들에게 내가 할 수 있는 대답은 그것뿐이었다. 물론 모든 아이들이 순수하고 맑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이들이 내 이름을 부르고, 나를 찾아주고, 예쁜 눈으로 달려오면 나는 무장해제되지 않을 수 없다.
아이들과 교감하는 특별한 경험을 겪으면 더욱 예뻐 보일 수밖에 없다.
처음에는 그 느낌에 대해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 낯설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특별한 경험이 되었다. 다른 나라, 다른 문화, 다른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느꼈던 감정은 어려운 캄보디아 생활을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 있게 해주는 큰 힘이 되었다. 힘들었던 감정이 풀리는 기분. 거창한 것은 아니지만 소소하게 느껴지는 감동 같은 것이었다.
덕분에 학교 일을 잘 마치고 떠날 수 있었다. 물론 너무 떠나는 날 아이들과 작별인사를 하면서 대성통곡을 해서 너무 민망했다…
지금 이 글을 쓰고 있는 지금도 그 시절을 생각하면 그 아이들이 밉다가, 예쁘다가, 감동받았다가, 또 속상했지만 순수하고 맑은 사랑과 애정이 그립다.
내가 아는 것을 나누는 것만으로도 내 인생에서 이렇게 큰 선물을 받은 적이 있을까?
인생에 한 번쯤은 능력이 되신다면 봉사활동를 해보라고 추천하고 싶다. 다른 어떤 것으로도 이룰 수 없는 경험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소중한 경험을 하고 나면 어느 순간 마음 한구석이 너무 따뜻하고 좋은 느낌이 든다. 아, 이 글을 쓰는 내내 아이들 생각난다. 또 가고 싶은 캄보디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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