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게스트하우스에서 보낸 나의 갭이어 (노윤정 참가자)
<부산, 갭이어스테이 : 열정 넘치는 제 2의 도시>
이름 : 노윤정
갭이어 참가 기간 : 4주
“휴학 1년, 워킹홀리데이 1년. 나는 남들보다 2년이 늦었어. 이제 어떡하지?”
이제는 물러설 곳도 없고, 일단 취직을 해야만 해.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열심히 해보자.
나는 시간을 쪼개 부산에서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하기로 했다. 말 그대로 갭이어를 보내고 싶었지만, ‘나는 이미 세상의 기준에서 2년이나 뒤처졌어…’라는 불안감에 조용히 반항했을 뿐이다.
약 5년 전부터 따뜻한 곳에서 살고 싶다고 노래를 불렀다. 그것이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었다.
그리고 요즘 특히 부산에서 한 번 살아보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다. 따뜻한 날씨가 좋았고, 바다가 좋았고, 제대로 여행을 해본 적은 없지만 그냥 부산이 좋았다.
그래서 부산에서 취업을 하자는 생각으로 갭이어를 신청하게 되었다. “부산이든 서울이든 취직은 할 수 있으니 생활비는 따로 있더라도 부산에서 살아보자.”라는 생각으로 부산에서 취업을 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하며 갭이어를 신청했다.
OT. 오리엔테이션. 그냥 형식적인 절차일 거라고 생각했다. 게다가 한 달짜리 프로그램이었으니 더 그렇게 생각했다.
그래서 한국갭이어의 OT를 받을 때까지는 그냥 한 달 동안 부산에서 살고, 여행도 하고, 여기서 마음에 들면 살면 되겠다는 마음이었다. 그러나 이런 OT를 받을 거라고는 상상도 못 했다.
모두 적을 수는 없지만, 형식적인 OT가 아닌 갭이어를 갖는 이유를 돌아보는 시간이었다. 그리고 내게 원래 취업 계획 이외의 다른 것을 제안했다. 가능하다면 내가 일할 분야의 선배들을 많이 만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부산으로 내려가 갭이어를 보내면서 깊이 생각해보라고 말했다.
만난 지 한 시간도 안 돼 나를 응원해주는 것도 신기했고, 내게 해주신 이야기 때문에 갑자기 많은 생각이 들었다.
집에 돌아가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리는 동시에 ‘너무 이상적인 이야기 아닐까?’라는 생각도 들었다.
어쨌든 어렵지 않은 일이니 선배들을 만나보고 부산에 내려가서 생각해보기로 했다. 갑자기 예상치 못한 방향으로 흘러가면서 내 인생에서 깊은 고민을 하게 되었고, 부산에서의 생활과 여행 내내 머리가 복잡했다.
워킹홀리데이 중일 때 친해져서 나를 가장 잘 아는 회사 대표님께 SOS를 요청했다.
그리고 이렇게 말씀하셨다.
잘하는 사람은 많지 않지만, 잘하는 사람이 머리로만 생각하고 있으면 아무 소용없어.
해외든 한국이든, 성공이든 실패든, 실행해야만 결과를 알 수 있어. 생각만 하고 있으면 언제나 실패야.
몇 달 전, 내가 SNS에 썼던 글이 갑자기 떠올랐다. 그때도 그분은 ‘해봐! 해보면 돼!’라고 말해줬다.
그렇게 나는 머리를 비우고 나 자신을 믿기로 결심했다. 여행 중에 또 한 번 스스로에게 다짐했다.
갭이어 프로그램은 끝났고, 이제 내 갭이어가 시작되려고 한다. 조금 두렵고 무섭기도 하지만, 2015년은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닫고, 크게 성장하는 흥미로운 해가 되지 않을까?
이 글을 보는 모든 사람들도 나처럼 ‘갭이어’를 보내기를 바란다.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생활.
오전 11시쯤 눈을 뜨면 이모가 준비해주신 브런치를 먹고, 마당을 쓸고, 졸음을 쫓아낸다.
손님들이 머물렀던 방을 청소하다 보면 벌써 2시가 되고, 빨래를 마지막으로 널면 오늘 하루도 밥값을 한 셈이다 😀 하하
초반에는 부산 여기저기를 많이 돌아다녔다. 가고 싶은 곳 리스트를 만들고 사진을 찍고. – 그림 그리는 재미가 있다.
한동안 둘러본 후에는 게스트하우스에 더 많은 시간을 보냈다. 다른 손님들과 이야기하고, 책을 읽고, 지하 DVD방에서 일하는 동생과 영화를 보곤 했다. 이렇게 여유로웠던 적이 있었나 싶을 정도로 백수 신세도 나쁘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하
나중에는 게스트하우스 가족들과 헤어지는 것이 너무 아쉽고 힘들었다. 떠나기 전 동생과 함께 밤에 갔던 태종대. 그곳에서 스쳐 가던 바람과, 직원들과 막걸리를 한잔하고 내 방에서 함께 쭈그려 자던 날, 창밖으로 들리던 비 소리가 정말 좋았다.
좋은 사람들과 만나서 정말 행복한 시간이었다. 내가 나중에 목표한 만큼. 그만큼 성취하고 돌아와서 다시 사람들을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
갭이어 중 나만의 부산 여행 루트
내가 좋아했던 세 곳을 꼽자면 해동 용궁사, 태종대, 그리고 동백섬이다. 이 장소들을 추천하고 싶다.
용궁사는 게스트하우스에서 약 한 시간 반 정도 걸렸지만, 후회하지 않을 만큼 좋았다. 손님들이 좋은 장소를 추천해달라고 하면 가장 먼저 이곳을 말했다. 바다 바로 앞에 사찰이 있는 게 정말 멋지다.
부산에 머무는 동안 태종대를 세 번이나 방문했다. 일몰이 좋고, 조개구이가 정말 맛있다. 마지막으로 간 건 밤이었는데, 등대를 바라보며 부산에서의 시간을 정리했다.
남포동에서 출발. 아침에 송정 해변에서 일출을 보고, 걸어서 용궁사까지 갔다(2~30분 정도).
걷는 걸 좋아해서 동백섬에 갔던 날에는 그곳을 둘러보고, 해운대를 지나 달맞이 고개까지 걸었다(동백섬의 누리마루도 정말 아름답다!)
참여를 고려하는 분들을 위한 팁?!
갭이어 동안 목표를 세우고 몰두하는 경험이 좋을 것 같다.
바쁘게 지내라는 말은 아니다. 갭이어를 어떻게 보내든지 의미 있는 시간으로 만들겠다고 결심하고 처음의 마음을 기억한다면, 느끼고 경험하는 폭이 넓어질 거라 생각한다.
갭이어는 다른 사람이 꾸며주고 계획해 주는 시간이 아니기 때문에, 자신이 느끼고 싶은 만큼 배울 수 있을 것 같다.
각자 자신만의 순간을 의미 있고 빛나게 만들길 바란다.
갭이어 프로그램의 좋았던 점
근무 시간이 아닐 때는 자유롭게 여행할 수 있었고, 프로그램 시작 전에 진행된 OT를 통해 갭이어를 잘 보낼 수 있도록 도움을 받은 것이 고마웠다.
바쁘게 살아온 내 삶을 한 달 동안 돌아보며, 미래에 대한 계획을 그려보고, 숨을 고르는 시간을 보냈다. 그래서 다음에 부산에 오면, 지금을 떠올리면서 기분이 묘할 것 같다.
갭이어 전과 후의 나
참여하기 전에는 부산에 대한 기대감이 있었지만, 사실 미래에 대한 막연한 두려움과 불안함이 있어 마음이 무거웠다.
이제 갭이어 프로그램이 끝나고 나니, 생각했던 것들이 어느 정도 정리가 된 것 같다. 그래서 두렵긴 하지만, 설렌다.
내 삶을 살아야 한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좀 더 강렬하게 표현하자면, ‘한번 해보자, 세상아!’라고 외칠 기회가 생긴 느낌이다.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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