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한달살기 후기 – 부산 갭이어 스테이, 신미래 갭퍼
< 한 번쯤 살아보고 싶은 곳, 부산! 갭이어 스테이 >
신미래 갭퍼
4주간의 갭이어
취업 준비를 해야하는 시기가 왔지만, 무엇을 해야 할 지, 무엇을 하고 싶은지 결정하지 못한 상태로 그냥 토익 학원을 다니면서 방학 시간을 보내고 싶지는 않았다. 나에 대해 혼자 여유를 갖고 생각해보며 내가 하고 싶은 일도 생각해보는 시간을 갖고 싶어서 갭이어 스테이에 참여하기로 결정했다.
부산에서 한 달간의 갭이어를 보내면서 부산이란 도시의 매력에 흠뻑 빠졌다. 이전에 부산에 여행왔을 때에는 짧게 1박 2일, 2박 3일 있어서 가장 유명하다는 해운대, 광안리, 남포동 정도의 굵직한 관광지만 다녀서 그랬는지 특별히 좋다는 생각은 하지 못했었다. 그러나 갭이어를 보내면서 부산 구석구석을 돌아다녀보고 경험하면서 서울과 다른 부산의 매력을 알게 되었다.
첫번째로 좋았던 점은 혼자 있는 법을 배울 수 있었다. 학교를 다닐 때에는 집에 혼자 있을 시간이 별로 없었다. 밥을 먹을 때나 공부를 할 때, 영화를 볼 때 친구나 가족과 함께 해왔고, 그것을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갭이어를 하면서 거의 처음으로 혼자 밖에서 밥을 먹고 영화를 보고 여행지에 다녀왔다. 그 시간이 힘들고 외로울 줄 알았는데 오히려 색다르고 즐거웠다. 혼자일 때 즐기는 방법을 배웠다.
다음으로 좋았던 점은 평소에 야구를 좋아해서 부산에 있는 동안 사직 야구장에 두 번이나 다녀왔다는 점이다. 야구의 도시라는 칭호에 걸맞게 부산의 야구팬들은 정말 열정적으로 즐기는 모습을 보여주었다. 야구장에서 모두가 함께 어울리며 즐겁게 노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게스트하우스에서는 매주 금요일에 게스트들과 어울려 치맥파티를 했다. 게스트들과 함께 치킨과 맥주를 먹으며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나가 놀 수 있는 기회였다. 다양한 사람들을 겪으며 친해지고 다양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것이 가장 좋았고 의미있는 시간이었다. 그 중에 한 번은 게스트 한분이 가이드를 해달라고 요청해주셔서 함께 여행지를 돌아볼 기회가 있었다. 그 전까지는 부산에서 항상 외지인 같은 느낌이었는데 내가 나서서 부산을 소개하고 안내해줄 수 있어서 즐겁고도 인상적인 경험으로 남아있다.
갭이어 기간은 지금까지 내 인생에서 가장 자유로운 시간이었다. 항상 부모님과 함께 생활하며 품 안에서 자라고 지내왔는데 부모님의 간섭과 보호가 없는 곳에서 무엇을 할지 하나 하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해야 했다. 정말 간단하게는 저녁에 무얼 먹을지부터 시작해서 내일은 어디를 갈지 무엇을 할지 모든 행동을 제약없이 선택할 수 있어서 좋았다.
새로운 친구들과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는 것의 즐거움과는 별개로, 혼자만의 시간을 많이 가진 것도 기억에 남는다. 혼자 식당에서 처음으로 밥도 먹어 보았고, 혼자서 조조영화를 보고, 혼자서 밤바다를 걷고, 혼자서 경주로 자전거 여행을 떠나는 등 처음으로 혼자서 이것저것 해본 일들은 갭이어 기간 동안 가장 기억에 남는 경험이며, 가장 큰 배움이 되었다.
혼자 있어야 하는 시간이 외롭거나 심심할것이라고 예상했던 처음 걱정과는 다르게 혼자서도 충분히 재미있고 신선한 일들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번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 혼자 있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지 않고 혼자만의 시간을 조금씩 늘려나갈 계획이다. 다음에 또 기회가 된다면 국내의 다른 지역 또는 해외로 갭이어를 가질 계획이 있다. 갭이어는 미래를 고민하는 누구에게나 가장 즐거운 경험 중 하나가 될 거라고 자신한다.
갭이어 기간 동안 알게된 나만의 장소
평소에는 거의 일을 끝 마치고 여행지를 돌아 다녔기때문에 하루에 쓸 수 있는 시간이 짧아서 여행 루트로 설명하긴 힘들다.
좋았던 장소들은 해동용궁사, 이기대와 오륙도, 영도 절영 해안 산책로 가 가장 기억에 남는다. 이 장소들이 좋았던 이유는 제주도의 올레길과 같이 부산의 갈맷길을 따라 걸으면서 부산 바다의 경치를 마음껏 볼 수 있는 장소들이기 때문이다. 사람이 많고 시끌벅적한 곳 보다는 멋진 경치를 볼 수 있었던 장소들이 기억에 남는다.
남포동에 가면 대부분 비프광장, 자갈치시장, 깡통시장 등을 돌아보는데, 광복패션거리 뒷골목으로 들어가면 구제시장이 있다. 이 곳에서는 보물찾기 하듯이 쌓여 있는 옷을 뒤져 싼 값에 살 수 있다. 거기서 샀던 1000원, 2000원 짜리 윗옷들은 아직도 잘 입고 있다. 남포동에 가면 꼭 방문해 보길 바란다.
내가 보낸 갭이어
경험 ★★★★★
평소에 할 수 없었던 색다른 경험을 많이 할 수 있었다.
배움 ★★★★☆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많고 색다른 경험을 통해 많이 배울 수 있었다.
환경 ★★★★☆
숙소의 상태가 좋았고 식사도 좋았다.
안전 ★★★☆☆
게스트하우스의 특성상 숙소가 오픈된 상태이기 때문에 스스로 주의해야 한다.두 달 동안 지낸 곳의 안전은 정말 별 다섯개다.
여가 ★★★☆☆
단순히 여행을 기대하고 온다면 생각처럼 많은 여행을 즐길 수는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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