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한달살기 숙소 스텝 후기 (지미현 참가자)
이름 : 지미현
갭이어 참가 기간 : 8주
참가한 갭이어 프로그램 : 제주! 갭이어 스테이, 새로운 만남의 시작
나의 갭이어 이야기
올해 3월, 저는 제때 등록금을 납부하고 평소처럼 학교에 다니던 중, 오래 기다려온 휴학을 결심했습니다. 대학 생활 내내 “지금 걷고 있는 이 길이 정말 내가 원하는 길인가?”라는 질문이 꼬리표처럼 따라다녔지만, 다른 길을 둘러볼 용기가 없어 망설였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이 아니면 1년간 휴학을 하며 진지하게 진로를 고민할 기회가 없을 것 같아서 큰 결심을 하고 휴학을 강행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저는 “많은 사람들과 어울리고, 대화를 많이 나누며 나 자신을 되돌아보자”는 측면에서 기대 이상으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두 명의 사장님과 직원 언니 오빠들, 그리고 처음 만났음에도 불구하고 인생 선배로서 진심 어린 조언과 응원을 해준 게스트하우스를 찾은 30대, 40대의 많은 사람들 덕분에 큰 힘을 얻을 수 있었습니다. 자유로운 분위기 속에서 손님들과 많은 이야기를 나눌 기회가 있었고, 다양한 간접 경험을 통해 손님들과 만나면서 제 꿈을 되돌아볼 수 있었던 점이 가장 만족스러웠습니다.
무엇보다도 미래에 대한 걱정 없이 그냥 쉴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1시간처럼 느껴지는 3시간을 보내고, ‘이래도 되는 걸까?’하며 생각 없이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제 안의 조급함이 자연스레 사라졌습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거나 벗어나는 동안, 정말 이루고 싶은 목표를 세우고 그것을 성취하는 것도 좋지만, 때로는 아무 생각 없이 푹 쉬는 것이 도움이 된다는 것을 깨달았고, 앞으로 무언가를 하는 것에 지나치게 집착하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솔직히, 처음 이 프로그램을 보고 신청서를 제출하고 오리엔테이션을 받을 때까지만 해도, 제주도 게스트하우스에서 두 달을 살아본다고 해서 크게 달라질 것이 있을까 의문이 들었습니다. 새로운 사람들을 만날 수 있는 환경과 스스로를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을 주어졌지만, 결국 그것을 어떻게 활용할지는 제 몫이라 생각했고, 실제로 그렇게 했습니다.
제주도로 가면서 에너지가 많이 생겨 걱정했던 것보다 훨씬 더 적극적이었지만, 앞으로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할 참가자들이 있다면, 제주도로 떠난다고 해서 모든 것이 바뀌지는 않지만 터닝 포인트로는 충분히 사용할 수 있다는 점을 알고 떠났으면 좋겠습니다. 예를 들어, 아침 당번이 있을 때는 일찍 일어나 하루를 부지런히 보낼 수 있지만, 당번이 없는 날에는 게으름 피우기 딱 좋기 때문에 늦잠 자던 사람이 제주도에 간다고 자연스럽게 변하지는 않아요. 몸만 떠나고, 나머지는 떠나기 전과 똑같다면 이 프로그램에서 얻는 것은 크지 않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제주를 떠난 후 돌이켜 생각해보니, 추자도와 검은 오름이 특히 기억에 남습니다. 추자도는 얼마 전 다녀온 것 같고 지금 나가면 있을 것 같은 느낌이라면, 검은 오름은 언제든지 떠날 수 있는 곳으로 항상 옆에 있었으면 하는 장소입니다. 검은 오름에서 바라본 제주 풍경은 정말 숨이 막힐 정도로 아름다웠습니다.
도시에서는 보기 힘든 지평선과 그 아래 땅에 붙어 있는 집들은 그 속으로 뛰어들고 싶게 만들었습니다. 제 옆에서는 사람들이 패러글라이딩을 하고 있었는데, 그때 패러글라이딩을 해보지 못한 것이 매우 아쉽습니다. 제주도에 가면 해보고 싶었던 것 중 하나였고, 다음에는 꼭 해보고 싶습니다. 검은 오름 같은 곳이 가는 곳마다 있었다면 하루 종일 앉아서 내려다보며 힐링할 수 있었을 텐데, 그곳을 가져올 수 없다는 것이 너무 아쉽습니다.
가끔은 여행을 하지 않고 게스트하우스에서 시간을 보내기도 했는데, 기억에 남는 즐거운 경험 중 하나는 동생이 방문한 저녁에 어쿠스틱 밴드 “오늘 뭐 부르지”가 공연을 했던 날입니다. 그날 아침부터 비가 많이 내려서 멀리서 온 동생과 친구들이 안타까웠지만, 다행히 저녁에 예정된 공연이 너무 재미있어서 기분 좋게 하루를 마무리할 수 있었습니다. 그날 모인 손님들과의 술자리도 즐거웠고, 동생들도 재밌어 했습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 살면서 일상 속 작은 이벤트들이 기다리고 있고, 내일 어떤 손님이 올지 모르는 것 자체가 이벤트인 것 같습니다.
만약 이 프로그램에 참여하지 않았다면 무엇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제주에서 여러 가지 일을 겪으며 느낀 점도 많았고, 짧은 시간이었지만 과거를 돌아보고 미래를 생각하면서 인생에 대해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비가 아무리 많이 와도 즐긴다면 그것이 여행에 전혀 문제가 되지 않으며, 내 앞날도 역시 그렇게 될 것이라는 것을 깨달을 수 있어 행복했습니다.
갭이어 프로그램에서 배운 점
처음에는 게스트하우스를 방문하는 사람들의 연령대가 생각보다 조금 높아서 걱정했지만, 오히려 30대 40대 분들과 이야기할 기회가 많았던 것이 정말 좋았습니다. 저는 미래에 무엇을 할지 고민하기 위해 학교를 휴학하고 갭이어 프로그램에 참여했는데, 그 부분에 있어서 많은 도움을 받았습니다. 처음 만난 손님들이 진심 어린 조언과 응원을 해준 것이 감동적이었고, 세상에는 정말 좋은 사람들이 많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갭이어 프로그램 전후의 변화
참여하기 전에는 정말 많은 생각을 했었는데, 참여 후에는 ‘이래도 되나?’ 싶을 정도로 생각이 줄었고,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그리고 전에는 처음 만난 사람과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렸지만, 이제는 새로운 사람들을 조금 더 편하게 대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한 단계 더 성장한 느낌입니다.
갭이어 동안 나만의 여행 루트 (추천 장소와 일정, 경로)
비 오는 날에도 의외로 좋은 곳들이 제주에 많습니다. 제가 추천하고 싶은 곳은 세 군데로, 비자림, 돌문화공원, 그리고 김영갑 갤러리입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비자림이 가장 좋았습니다. 제주에 가기 전부터 비 오는 날 꼭 가봐야 할 곳이라는 책을 통해 알게 되었고, 책뿐만 아니라 제주 사람들도 추천하는 곳이었습니다.
짧은 산책로를 따라 들어가면 나무 향기와 비, 흙 냄새가 코를 감싸고, 부드러운 공기가 몸을 둘러싸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숲길과 비슷하지만 규모가 더 크고, 숲길이나 아스팔트 도로보다는 더 여유로운 느낌을 줍니다. 안개가 낀 도로를 따라 차로 천천히 운전하는 것도 좋을 것 같고, 구름 속을 달리는 기분을 느끼고 싶다면 한라산 중턱 도로도 추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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