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에서 인생의 로망을 실현하다 (윤수진 참가자)
<프랑스 파리, 갭이어 스테이>
이름 : 윤수진
갭이어 참가 기간 : 8주
“갭이어 스테이가 결정된 날을 잊을 수가 없어요.”
갭이어 스테이를 신청했을 때, 저는 현실에서 벗어나고 싶은 절박한 상황이었어요. 새로운 곳에서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재정비를 하고 싶었죠. 그래서 파리로 떠나게 되었어요.
출발한 날의 일기를 보면, 제 마음이 항상 행복하지만은 않았다고 적혀 있더라고요. 남겨진 것들, 남겨진 사람들 때문이었을까요? 혼자가 두렵진 않았어요. 혼자 서고 싶어서 떠난 여행이었으니까요. 공항에 도착해서 혼자 길을 헤매고 있을 때도, 혼자서도 잘 해낼 수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잘 모르는 것을 혼자서 해냈을 때 얻는 보상이 바로 혼자 여행하는 묘미인 것 같아요.
파리에서의 생활은 처음엔 너무 즐거웠어요. 게스트하우스에서의 경험도 전혀 힘들지 않았어요. 뭔가 도움이 될 일을 찾고자 하는 의욕이 넘쳤고, 모든 것이 재미있었죠. 사람들과의 만남도 항상 새로움과 설렘으로 가득 차 즐거웠어요.
“갭이어라는 의미”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사람들과 어울리는 시간과 나만의 생각을 정리하는 시간의 균형을 맞춰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갭이어와 단순한 여행의 차이는 나 자신을 제대로 알아가는 기회라는 점인데, 무턱대고 사람들과 어울리느라 스스로를 돌아볼 시간이 충분하지 않았던 것 같아요.
이번 갭이어를 통해 인간관계의 한정된 범위가 확장되었어요. 지금은 연락이 끊긴 사람도 있지만, 한 사람도 잊지 않고 있어요. 사실 그들에게서 많은 것을 얻었다고 생각해요.
저는 사소한 실패도 인정하지 못하고 끝까지 집착하며 스트레스를 받는 성격이었어요. 그런데 어느 날, 한 게스트가 공항에서 트렁크를 잃어버리고 몸만 호텔에 도착했어요. 만약 그게 저였다면, 짜증이 나고 안절부절 못하며 트렁크를 찾기 전까지는 아무것도 못 했을 거예요.
하지만 그 게스트는 제가 상상했던 것과는 정반대였고, 그 모습이 저에게 큰 충격을 주었어요. 그때부터 저도 모든 일에 너그럽고 긍정적으로 대하려고 노력했어요. 물론, 오랫동안 살아온 성격을 바꾸는 게 쉽진 않아서, 가끔은 일이 제 뜻대로 되지 않으면 갑자기 짜증이 나기도 하지만, ‘그럴 수도 있지’라고 생각하며 받아들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조금씩 더 나은 사람이 되어가길 바라요.”
“파리에서의 하루하루가 소중했어요“
에펠탑이 제 눈앞에 펼쳐졌을 때의 벅찬 감정과 기쁨, 에펠탑 앞에서의 설렘, 그리고 에펠탑의 야경이 저를 집으로 돌아가지 못하게 만들었어요.
화려한 베르사유에 푹 빠져 있다가 휴대폰을 잃어버린 날도 있었고, 평화로운 지베르니와 깊숙한 마을 속의 아름다운 모네 하우스를 찾아내는 즐거움도 있었죠. 그곳에서 평화로운 마을의 분위기를 온전히 즐길 수 있었고, 화가들의 개인 작업실에 들어가 작품을 감상하며 즐거운 대화를 나누기도 했어요.
지베르니에 갔을 때, 왜 모네의 작품들이 그렇게 아름답고 평화로우며 신비로운 감정을 불러일으켰는지 느낄 수 있었어요. 특히 수련이 배경이 된 연못에 갔을 때, 그곳의 신비로운 분위기는 사진으로 담을 수 없을 만큼 특별했죠. 어느 날 오랑주리 미술관에 가서 수련 작품을 감상했을 때, 지베르니 연못에서 느꼈던 그 신비로운 분위기를 그대로 느낄 수 있었어요. 작품은 천창으로 들어오는 햇빛에 따라 다르게 보였고, 그 원을 따라 몇 시간 동안 걸으며 수련의 분위기를 온전히 느꼈어요.
파리 곳곳에서 들려오는 버스킹은 파리를 더욱 로맨틱하게 만들어 줬어요. 저는 혼자였지만, 파리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 있거나 새로운 사람들을 만나기에 더없이 좋은 곳이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늦은 저녁 셰익스피어 서점 2층에 올라가면, 오래된 피아노 선율과 삐걱거리는 소리가 끝날 때쯤 무언가에 사랑에 빠질 것 같은 기분이 들어요. 센 강에서 캔맥주나 와인을 마시며 버스킹을 들으면 그날의 피로가 모두 사라질 거예요.
갭이어를 마치고 이제 일상으로 돌아왔지만, 유럽에서 배운 여유와 행복을 잊지 않고, 무엇을 하든 행복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거예요. 처음 여행을 떠났을 때의 마음가짐을 잊지 말아야겠죠. 한 번에 모든 걸 바꿀 순 없겠지만, 조금 더 여유롭고 너그러운 내가 되길 바라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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