갭이어 후기 – 해운대 한달살기 프로젝트, 젊음이 있는 그 곳!
이름 : 박새아롬
참가한 갭이어 프로그램 : 해운대! 그곳에서 살고싶다 젊음이 있는 그 곳!
준비물
없어서 곤란했던/편리했던 물건 : 없음
있어서 곤란했던 물건 : 없음
있어서 편리했던 물건 : 수건 및 세면도구
준비물에 대한 나만의 팁!
기본적인 것은 스스로 챙기는 것이 좋아요.
Q. 갭이어 기간 동안 기억에 남는 일, 즐거웠던 일, 불편했던 일이 있었나요?
버스 멀미를 해서 관광객들로 붐비는 부산에서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그런데 함께 참여한 친구의 도움으로 제가 버스를 탈 때마다 친구가 저에게 자리를 양보해 주었던 기억이 납니다. 정말 고마워요! 그리고 게스트하우스 직원들과 함께 했던 야경투어도 아직도 기억에 남아요. 도심을 가득 채우는 수많은 빛의 모습은 정말 환상적이었습니다.
Q. 참여했던 갭이어 프로그램의 어떤 점이 마음에 들었나요?
가장 좋았던 점은 지루했던 집을 떠나 혼자만의 시간을 보내며 독립심을 키울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낯선 사람들과 한 달밖에 못 지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익숙해져서 가족처럼 느껴지고, 헤어질 때 허전함을 느낄 만큼 너무 좋았다. 언제 다시 만날 수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너무 좋은 추억이에요. 제가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깨달은 것은 작은 일도 소홀히 하지 않으면 정성스러워진다는 것입니다. 제가 그곳에서 생활하면서 힘들 때마다 생각했던 것이 바로 이것이었습니다.
Q. 갭이어 기간 동안 만난 사람들 중 가장 기억에 남는 사람이 있다면 소개해 주세요.
같이 일한 게스트하우스 직원들 모두요. 평생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불과 며칠 만에 그들은 가까운 친구이자 가족이 되었습니다. 함께 먹고 자고 기본적인 의식주를 함께 나누었기 때문에 비교적 빨리 친해지고 친해질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Q. 제가 갭이어 프로그램 기획자라면 이 프로그램에 이런 점들을 추가하거나 수정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
추가하거나 수정할 가치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게스트하우스에서의 생활은 전적으로 개인의 책임에 달려 있습니다. 더 좋은 프로그램을 즐기고 싶다면 직접 만드는 수밖에 없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참가자들을 위한 나만의 팁!
쉬는 날 어디든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에서 자유로워서 좋습니다. ‘그곳에서 살고 싶다’는 생각으로 왔다면, 정말 현지인처럼 살아보려고 노력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살고 있는 동네부터 시작해서 천천히 음미하며 떠나는 데에는 문제가 없습니다. 덤으로 지하철 노선 앱이나 다양한 맛집 정보가 있으면 더 좋은 여행이 될 것 같아요.
Q. 갭이어 프로그램 참여 전과 후를 비교하면 어떤가요?
내 삶에 활력이 생긴 것 같아요. 예전 같았으면, 할 일이 없었다면 그냥 집에 누워서 무기력하게 시간이 빨리 지나가길 기도했을 텐데, 거기서 생활하다 보니 에너지도 생기고 시간이 아깝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무엇보다 생각의 자유를 얻었다고 해야 할까요? 삶이 더 편해지고 힘이 더 나는 것 같아요.
Q. 갭이어 기간 동안 발견한 장소에 대해 알려주세요.
부산 여행 중 최고의 장소로 태종대를 꼽고 싶습니다. 태종대에 가기 전, 먼저 감천문화마을에 들러 마을을 둘러보고 사진을 찍은 후 버스를 타고 태종대로 향했습니다. 오후 5시쯤 도착해 태종대를 산책하며 넓은 바다를 감상했습니다. 별것 아닌 것 같아도 그 순간을 정말 즐겼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저녁으로 해물이 듬뿍 들어있는 태종대 잼봉을 먹었을 때 모든 것이 제자리에 정돈된 듯한 느낌이 들었습니다.
Q. 해운대에서의 갭이어 이야기
길고도 짧은 한 달이었습니다. 처음 갭이어를 신청하고 나서 조금 후회했던 기억이 납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 이유는 너무나 어리석고 단순했고,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에 대한 두려움 때문이었다. 어쩌다가 부산 해운대까지 기차를 타게 됐나요? ‘아, 진짜 부산에 왔구나’ 싶었다. ‘이제 한 달 동안 집에 못 들어가요.’ 조금 두렵기도 하고 설렜기도 했어요.
게스트하우스 관리인의 차를 타고 도착한 우리는 다음 달 동안 집으로 살게 될 게스트하우스에 도착했다. 임시로 방을 배정받고 짐을 풀고, 장거리 자동차 여행으로 지친 몸은 침대에 누웠다. 첫날에는 간략하게 일을 배우고 다음날부터 본격적으로 게스트하우스에서 일을 시작했습니다. 처음에는 간단한 청소만 도와주는 것뿐이라 별것 아닌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이게 뭐예요! 청소에 관한 일이라 더욱 힘들었던 기억이 납니다. 물론 지금은 웃으며 처음이라 낯설고 실력도 부족해서 그랬다고 생각하지만, 숙박업 자체가 이렇게 어려운 서비스업이라는 걸 깨닫고 나니 일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딱딱한. 그러다가 조금씩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처음에는 둘이서 청소를 했는데도 혼자서 청소를 할 수 있게 됐다. 이제는 어디를 가더라도 침대와 방 청소에는 자신이 있습니다.
이렇게 말하니 게스트하우스 일이 무척 버겁고 힘들어 보이지만 청소만 끝내고 난 뒤에는 하루에 할 일을 모두 끝낸 것이기 때문에 자유시간이 주어집니다. 그럴 때 마다 친구와 저는 무작정 뛰쳐나갔습니다. 처음 갔던 곳은 남포동에 위치한 국제시장과 깡통시장! 시장을 가는 것이 조금 낯설게 느껴졌었는데 막상 가보니 시간 가는 줄 모르고 구경하였습니다. 먹을 것은 또 얼마나 많은지! 가장 기억에 남는 음식은 골목 한 가운데를 주름잡고 있던 비빔당면이었습니다. 처음 먹어보는 맛이었지만 지금 글을 쓰면서도 생각날 정도로 감칠맛 나는 맛이었습니다.
시장이라 그런지 길거리 음식이 많이 발달했고 외국인 관광객들도 줄을 서서 먹을 정도로 맛있는 음식이 많았습니다. 그렇게 놀고 게스트하우스로 돌아오면 매 주 몇 번씩 치킨과 맥주를 사서 게스트 분들과 파티가 있었습니다. 자주는 참여하지 못 했지만 간간히 맥주와 치킨을 먹으며 대화를 나눴던 기억이 납니다. 그 밖에 날씨가 좋을 때에는 저녁에 옥상에서 바비큐파티를 즐기기도 했습니다. 평소 꿈꿨던 옥상파티였기 때문에 바비큐 맛은 다른 어떤 바비큐보다도 맛있었습니다.
또 가끔은 게스트하우스 스텝 분들과 함께 한 밤에 야경을 보러 떠났던 기억도 납니다. 그런 늦은 밤에 차를 타고 고속도로를 달리며 시원한 바람을 만끽한 것도 처음이었습니다. 생각해보니 참 처음인 게 많은데 이 많은 것들을 모두 경험할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스텝 분들과 함께 생활하고 패턴도 비슷하다 보니 쉽게 친해져서 편히 지낼 수 있었습니다. 친구와 저는 미술을 전공하는데 그런 우리의 재능을 빌려 게스트하우스에 멋진 그림도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마지막 날 밤에도 저와 친구를 위해 파티를 열어주고 아쉬운 마음에 밤까지 야경을 보러 떠났습니다. 떠나는 날 당일에도 일찍 일어나 아침을 준비해주던 모습에서 정말 감사함을 느꼈습니다. 글을 적다 보니 자꾸 생각 나는 것들이 많은데 그 중에도 한 가지 더 말하면 광안리 해수욕장에 뜨거운 날 돗자리를 하나 들고 친구와 야외 스케치를 떠났던 것이 생각 납니다. 푸른 바다와 청명한 하늘. 그리고 반짝이는 모래, 이 아름다운 풍경을 기억하기 위해 캔버스에 물감으로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날의 바다는 지금도 잊을 수 없을 만큼 맑고 푸르렀습니다.
그 외에도 부모님 얼굴도 그려 선물해드렸습니다. 집에 있을 때보다 오히려 그림을 많이 그렸던 것 같아 개인적으로 뿌듯한 여행이 아니었나 생각합니다. 그곳에서 생활하며 구석구석 참 많이도 돌아다녔다는 생각이 듭니다. 다행스럽게도 여행 내내 비가 왔던 적은 단 한 번뿐이었습니다. 덕분에 사진도 예쁘게 잘 찍을 수 있었고 날도 생각보다 많이 덥지 않아서 기분 좋게 돌아다닐 수 있었습니다. 친구는 이제 남포시장은 눈을 감고도 갈 수 있다고 농담으로 말할 정도로 정말 눈에 훤히 다 보일 만큼 많이 활보했습니다. 언제 다시 부산에 갈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언제 다시 가족같던 게스트하우스 사람들과 재회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참 오래도록 기억에 남을 것 같습니다.
이렇게 한 달 동안 잘 적응하고 아프지 않고 생활할 수 있었던 제 자신에게 감사하기도 하고 불평 없이 제 모든 것을 보듬어주고 보살펴주었던 친구에게도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프로그램을 함께한 친구 노은솔은 고등학교때 부터 친구인데 평소 바쁘다는 핑계로 자주 볼 수 없던 친구였습니다. 이 프로그램을 통해 한 달 동안 함께 생활하면서 더욱 우정이 단단해지고 커졌다는 생각이 들어 뿌듯한 마음이 듭니다. 참 많은 일들이 있었지만 글로 적으려니 말주변이 없어서 조금 어렵지만 나름대로 제 소감과 느낀 것들을 적어보았습니다. 앞으로도 제가 22살의 여름, 그날의 8월을 잊지 않고 항상 활력 넘치는 사람. 많은 사람들에게 에너지를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기를 바라면서 짧은 글을 마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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